← 블로그

복리의 마법: 돈이 돈을 버는 원리

2026년 1월 13일 · 8분 읽기

20대 중반에 선배한테 "지금부터 매달 30만 원씩 넣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와닿지 않았습니다. 월급에서 30만 원 빠지면 생활이 빠듯한데, 그걸 10년 넘게 넣으라니. 그런데 직접 숫자를 넣어서 계산해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복리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건지 처음 알았습니다.

단리와 복리, 뭐가 다른가요?

단리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습니다. 1,000만 원을 연 5%로 맡기면 매년 50만 원씩, 10년 뒤에 원금 포함 1,500만 원이 되는 거예요. 단순하죠.

복리는 다릅니다. 원금에 붙은 이자에도 다시 이자가 붙어요. 같은 1,000만 원을 연 5% 복리로 10년 맡기면, 1,628만 원 정도가 됩니다. 128만 원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이 차이는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20년이면 단리 2,000만 원 vs 복리 2,653만 원. 30년이면 단리 2,500만 원 vs 복리 4,321만 원. 원금의 4배가 넘어가요.

72의 법칙: 암산으로 계산하기

복리 계산이 복잡하게 느껴질 때 유용한 공식이 있습니다. 72를 이자율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나옵니다.

연 6% 수익이면 72 ÷ 6 = 12년. 연 3%라면 72 ÷ 3 = 24년. 연 12%라면 72 ÷ 12 = 6년. 이 법칙은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산할 때 정말 편리해요. 물론 정확한 숫자는 아니지만, 감을 잡기엔 충분합니다.

한 가지 더. 이 법칙을 뒤집어서 생각하면, 카드 리볼빙이나 고금리 대출이 왜 위험한지도 바로 보입니다. 연 20% 금리의 대출은 72 ÷ 20 = 약 3.6년이면 빚이 두 배가 되는 겁니다.

매달 30만 원씩 넣으면 얼마가 될까?

목돈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복리의 진짜 위력은 꾸준한 적립에서 나와요. 매달 30만 원씩 연 5% 복리로 적립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10년 뒤: 원금 3,600만 원, 총액 약 4,658만 원 (이자 1,058만 원)

20년 뒤: 원금 7,200만 원, 총액 약 1억 2,331만 원 (이자 5,131만 원)

30년 뒤: 원금 1억 800만 원, 총액 약 2억 4,968만 원 (이자 1억 4,168만 원)

30년 차에는 이자가 원금보다 많아집니다. 이게 바로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의 실체예요. 시작이 빠를수록, 기간이 길수록 복리 효과는 극적으로 커집니다.

적금에서의 복리, 생각보다 크지 않은 이유

은행 적금 상품에 "복리 적용"이라고 적혀 있으면 왠지 유리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단리와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어요. 적금은 만기가 1~3년으로 짧고, 이자율도 3~4% 수준이거든요. 복리 효과가 눈에 띄려면 최소 5년 이상, 가능하면 10년 이상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복리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곳은 장기 투자입니다. ETF나 인덱스 펀드처럼 배당이 재투자되는 상품에 10년 이상 넣어두면, 복리의 힘을 실감하게 됩니다. 물론 투자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으니, 자신의 리스크 성향에 맞게 판단해야 해요.

대출에서의 복리: 반대 방향의 눈덩이

복리가 저축에서 아군이라면, 대출에서는 적군입니다. 특히 카드 리볼빙, 캐시백 대출, 현금서비스 같은 고금리 상품은 이자에 이자가 붙는 구조예요. 매달 원리금을 갚지 않으면 잔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실수가 있어요. 연 이자율만 보고 "이 정도면 괜찮네" 하고 빌리는 건데, 실제 복리로 계산하면 총 상환 금액이 훨씬 커집니다. 대출을 받기 전에 반드시 총 이자 비용을 계산해 보세요.

복리 계산, 직접 해보세요

숫자로 직접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초기 투자금, 월 적립액, 예상 수익률, 투자 기간을 넣으면 복리 효과를 바로 계산해 볼 수 있어요. 대출 이자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면 대출 계산기도 활용해 보시고요.

중요한 건 시작하는 겁니다. 금액이 적더라도 일찍 시작하는 사람이 나중에 큰 금액으로 시작하는 사람보다 유리합니다. 시간은 복리에서 가장 강력한 변수니까요.